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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고구마캐기 (061005)


고구마밭

이번 추석은 이틀간 휴가내면 9일간 연휴가 이어지는 관계로 아버지가 추석전에 올라 오셔서 토, 일, 월요일 3일간 고구마를 캐서 화요일날 같이 대구에 내려가려는 계획에 세웠다. 올 봄에 작년과 비슷하게 20고랑 약 150평에 고구마를 심었는데 예 일곱 고랑은 짐작으로 하루에 둘이서 충분히 캘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요일 저녁에 올라오신 아버지와 함께 토요일 늦은 점심무렵에 밭이 도착하여 고구마 줄기를 낫으로 쳐내고, 비닐을 걷고 난 후 삽으로 땅을 파보니 땅이 너무 단단하다. 비닐을 씌우면 흙이 부들부들하여 한두번 삽질로 고구마를 캘 수 있었는데 8~10번 정도 힘들게 땅을 파야 될 정도이다. 첫날은 4시간 여 작업하여 4고랑을 캐고, 둘째날은 아침부터 서둘렀는데 어제 오랜만에 조금 무리하게 일했는지 피곤하여 쉽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겨우 6고랑을 캤는데 땀이 비오듯이 와서 둘이서 거의 오전, 오후 2리터 패트병을 두개나 비웠다. 저녁에 자면서 혹시 몸살은 하지 않을까 보일러를 틀고, 아스피린을 먹고, 인삼차를 마시고 잠을 잤다.

세째날은 아침에 어머니가 전화로 고구마가 상처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없으니 조심하게 캐라는 전화도 있고 , 나이드신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하여 욕심을 부리지 말고 다 못하더라도 다음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전날보다 고구마가 덜 상처입게 세심하게 천천히 삽질하면서 5고랑을 캐니 어둑한 저녁이 되었다. 나머지 5고랑은 추석을 지낸 후 한두번에 나누어 캐면 될 것 같아서 캔 고구마를 자루에 담아 차 뒷자리에 가득 싣고 집으로 왔다.

고구마 농사를 4년간 지으면서 요령이 조금씩 생긴다. 고구마는 금방 캘때는 껍질이 약해서 조금만 부딪치면 벗겨지므로 일단 캔 고구마를 밭에 조심스럽게 두고 햇볕에 몇시간을 마르게 하여 자루에 담아면 덜 벗겨지고, 또 캘때 일단 손으로 흙을 조금 헤쳐보아 고구마가 달린 위치를 대략 파악하고 그 반경으로 조금 넓게 잡아 삽을 들이면 엉뚱하게 삽으로 고구마를 자르는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고구마를 캐다보면 해질때 까지 조금더 캐려는 욕심에 힘이 들어가고 급하게 하려는 행동으로 작년에 검지를 낫으로 심하게 베여서 전신마취를 하여 봉합한 경험때문에 올해는 쉬엄쉬엄 일을 하기도 했지만 땅이 예상외로 너무 단단하여 힘이 많이 들었다. 짐작으로는 7월 한달 내내 비가 온 뒤부터 태풍도 없고 가물어서 그런지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왜 이렇게 단단한지 알 수 없다. 고구마 농사에 거름을 주면 굵기만 하지 맛이 없다고 주위 농사짓는 분들이 그래서 4년 내내 거름을 주지 않고 같은 작물을 심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내 경험으론 모르겠다.

그래도 날씨가 좋고 순을 심고나서 약 한달간 주말마다 밭에 가서 잡초를 제거해 주어서 그런지 작황은 작년보다 좋았다. 평균 5고랑에 7~8자루로 씨알도 고르고 탐스럽게 잘 열렸다. 물흐르듯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힘은 들지만 하나씩 심은 줄기에서 2~4개의 실한 고구마를 캐면 기분이 좋다. 또 5년간 전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관계로 메뚜기, 벌레 등이 많고 특히 두더지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두더지가 먹다남은 고구마를 캘때마다 이놈들이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과 땅에서 나는 것을 같이 나눈다는 생각에 그다지 거부감은 없다.

하루일을 마치고 차에 실어서 가지고 오는 6~7자루의 고구마를 보면 집사람은 주위 아는 분에게 그냥 대부분 나누어 주기 보다는 얼마라도 팔았으면 하는 말을 한다. 나는 이 말이 싫다. 돈을 따지자면 애초부터 수지가 맞지 않는다. 트랙터로 밭가는데 17만원, 고구마 순 구입하는데 6~7만원, 비닐과 연장을 구입하고, 심은 뒤 중간중간에 잡초를 뽑고, 가을이면 둘이서 4일정도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돈으로 환산하고, 환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먹을 것 남겨두고 겨우 이십만원도 안되는 돈을 벌자고 팔아 보겠는가!

애초부터 몇평 정도라도 경작을 하고 수확을 함으로써 계절을 알고 땀의 가치를 알고, 흙을 일구어 심고, 거두어 들어므로써 세상 순환의 느낌을 받는 것도 좋은 마음공부이고, 아직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그기에 만큼은 경제적인 이익이 끼어 들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집사람이게 '한자루에 1~2만원을 받아 본들 돈이 건냄으로써 고마운 마음보다는 정당한 지불에 대한 댓가를 생각할 것인데 이것을 택할 것인가 아님은 내가 아는 주위 사람에게 준 고구마를 맛있게 먹을 때마다 흐뭇한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또 대구 사시는 누님은 아버지와 동생이 힘들게 캔 고구마를 생각해서 또 혼자서 주말에 남은 몇고랑의 고구마는 그냥 고생하지 말고 밭에 두었으면 하는 눈치이다. 얼치기 농부지만 심은 농작물을 고생하고 수확하기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방치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누님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비록 힘은 들지만 내가 가진 것, 두면 남기는 것을 주위에 나눈다는 것이 마음에 여유와 행복준다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는 계획이 있다. 몇년 뒤 밭이 스스로 조그마한 토방(土房)을 하나 올리고 추운 겨울에 마음 공부하려는 벗들이 차마시려 올때 군불을 때는 부엌 뒷곁에 몇가마 넉넉히 쌓아 놓고 오고 가면서 불 쪼이고, 앉아서 얘기하고 고구마 구워 먹는 모습을 그려본다.


 - 작성일 : 2006.10.05일

 - 집도 보고 조용히 쉬고 싶어 추석전날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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