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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기를 깨고나서 (050130)


오늘 일요일 아침이 아마 올들어 제일 추운 날아구나 하는 생각은 8시반에 일어나 등산을 갈까 말까 하면서 개들에게 밥을 줄 때 밖으로 나가보니 몸이 좀 찌릿할 만큼 춥다는 느낌이 들어서 였다.

새해 들면서 마음속으론 주 5일을 근무하니 주말에 한번은 2~3시간씩 시간을 내어서 등산을 다녀야겠다고 생각을 해놓고 오늘 막상 날씨가 추우니 갈까 말까 망설어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안가면 다음에도 또 안갈 것 같아 일주일에 한번은 꼭 갈려고 서재 모퉁이에 둔 배낭을 정리한 후 일어셨다. 작년의 계획은 주말마다 마트의 책방에 가서 주영이 만화를 보여줘야 겠다고 했는데 대충 지켜진 것 같고, 올해는 그것에 하나 더 추가하여 주중에 거의 운동도 안하는데 주말에 집 뒤에 있는 수리산이라도 한번은 올라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막상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담고, 일회용 커피도 부엌 선반을 뒤져서 찾아 넣고 길을 나서니 꾸물거리지 않고 산에 오르길 잘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수리산 이 동네에서 10년째 살면서 가끔 차를 몰아 사람들이 많이 오른다는 등산로 해서 수리산의 슬기봉을 댓번 오른 적은 있었지만 막상 집에서 가까운 봉우리로 가는 등산로를 이용하여 오른 것은 올해 첫 주말에 사촌동생과 같이 오른 것이 처음이었다. 그때 정상에 올라가서야 꼭대기에 새겨진 글을 보고 그 봉우리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봉우리 쪽이 주영이 학교 이름과 같은 관모봉이고, 그 능선을 타고 조금 30분을 더 지나면 수리산의 최정상이라고 하는 태을봉이었다.

그렇게 해서 두 봉우리를 거쳐 하산하여 처음 올라간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후 집에 도착하면 내 걸음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이런 멋진 산을 놓아두고 멀리 다른 산을 오르거나 하다 못해 전철을 타고 관악산 등 근교 산을 오른 것들이 조금 후회스러웠다. 앞으로는 괜히 멀리 돌아서 오르거나 다른 산을 찾을 필요없이 바로 집에서 걸어 자주 산에 다니기로 마음을 먹었다.

혼자 산에 오르면 여러가지 좋은 점이 많다. 혼자 이생각 저생각을 할 시간도 많고, 또 내가 쉬고 싶을 때 쉬면서 내 몸 상태에 따라 걷거나 쉬거나 조절할 수 있어서 좋다. 등산을 해 보면 나의 몸은 처음 30분 정도 오르기가 힘겹다. 그래서 쉬고 싶을때 쉬면서 땀도 식히고 또 의자가 있는 곳은 5분정도 큰 숨으로 호흡도 하고 조금 게으럼을 피우듯이 올라가다가 보면 몸이 훨씬 적응 잘되고 1시간이 넘어서면 이제는 남들과 같은 보폭으로 오르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 등산을 하면서 나에 대하여 이생각 저생각을 해보니 그동안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혼자 무엇 하기를 좋아 하는 것'을 피하고 바꾸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좋은 점을 활용하고 개발하는 것이 더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등산도 혼자 가는 것이 좋고, 외딴곳에 낚싯대를 드리운 모습이 그렇게 관심이 갈 수 없고, 또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한번 해 볼 요량으로 기웃거리는 요트동호회도 혼자 하는 놀이다. 또 茶사이트를 운영하고, 茶를 마시는 것도 다 혼자 무엇을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모아졌다.

TV를 볼 때도 다큐멘터리나 여행정보에 무척 관심이 간다. 어떤 인위적인 의도가 내포되어 있지 않는 그대로 파노라마 같이 보여주는 것들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또 내가 하고 싶거나 가고 싶은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경험하지 못하거나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간접적으로 듣는 것에 마음이 끌린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가만가만 오르면서 내린 결론은 이왕에 이런 것이 나의 성격이라면 이런 성격에 맞는 일을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 그런 일을 찾고 준비하는 것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등산을 갔다가 와서 애들과 목욕을 하고 애들 자는 틈을 타서 혼자서 조용히 성공스님의 단아한 금강경소리를 들어면서 마시는 녹차 한잔! 둘째가 태어나고 부터 두 돐이 안된 지금까지 집에서 조용히 앉아서 차를 마실 기회가 거의 없었고 마시더라도 그것은 食으로 마시는 것일 뿐이었다. 창문이 좁아 조금 어두워 보이는 서재에서 마시는 몇 잔의 茶로 마음이 그렇게 정돈 될 수가 없다. 그 맛을 못잊어 오후에 있는 결혼식에 갔다 와서 다시 차 한잔을 해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집에 도착하자 마자 곱고 추운 손으로 다기를 급하게 만졌는데 들다가 그만 아끼는 다기를 바닥에 떨어뜨려 몸통이 깨졌다.

깨진다기 조각들을 주워담으면서 깨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마음이 흐트러져 있음을 느낀다. 예전같이 매일반으로 차를 마실때와 같이 손놀림이 정제되어 있지 못하는 것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매일매일 저녁에 30분 정도 앉아서 차를 우려 마셨는데 그릇을 놓는 자리와 물을 따르는 일들을 오래하니 기계적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그런 기회가 잘 없다. 혹시나 애들이 그릇을 깨지 않을 까 싶어서 아까운 것 일수록 선반 더 깊이 두었고 오랜만에 조심해서 한번 사용해 볼 요량으로 꺼낸다는 것이 옆에 있는 다른 다기에 걸려서 떨어진 것이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정신과 마음을 가지런히 두고자 함인데 習이안된 상태에서 마음이 앞서다가 보니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10여년 동안 일년에 꼭 한두번씩은 다기를 깨뜨렸는데 보통은 차를 마시고 난 뒤 그냥 두면 좋은데 애들이 만질까 싶어서 물기를 강제로 뺄 때거나 그릇에 남아있는 차잎을 급하게 걷어내려고 하다가 대개 다른 것과 부딪쳐 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과 같이 조용할 때 차한번 마시자고 다기를 꺼내다가 깨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깨어진 다기가 아쉽다는 것 외에 마음에 여유가 없이 살고 있구나 하는 현실에 더 신경이 쓰인다.

근래에 경제가 어렵고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어렵다 보니 삶에 관하여 돌이켜보고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데 불가를 믿는 사람들은 익히 아는 것인 마음의 중요성을 얘기 하는 책들이 많다. 그 책들 중에 관심가는 어떤 책은 우리가 매일 매일 부데끼고 시간을 보내거나 하는 모든 일에는 에너지가 수반되는데 어떤 상황에서는 플러스 에너지가 발생되어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데 또 어떤 상황에서 마이너스 에너지 발생되는 자신이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를 소진시킨다는 내용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남들과 같이 아침에 일어나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고, 중요한 결정을 하고 또 열심히 운동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몸과 마음이 건강의 에너지로 충만해지고, 어떤 사람은 에너지가 소진되는 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를 보면 몸이 계속 피곤하면 운동을 안해서 그런가 싶어 남들과 같이 열심히 운동을 한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몸이 좋다는 것을 별로 느껴보지 못했고, 조용히 혼자 일에 매달리거나 무엇을 만지작거거리거나 한가롭고 느긋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더 몸과 마음이 편함을 많이 느낀다. 음악도 시꺼러운 것 보다는 조용하고 정제된 음악이 좋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나의 삶이 궁극적인 바라는 바는 오래 사는 냐보다는 주변에서 같이 부데끼고 나누는 일들과 사람속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으면서 사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한다고 좋은 것이다' 라는 게 아니라 내가 해보니까 또는 이렇게 하는 것이 내겐 긍정적인 에너지로 환원이 되더라 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行하는 것이고, 또 그런 行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작년을 돌이켜보면 해마다 회사생활은 점점 과중되고 힘들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도 가까운 거리에 아무런 친척이 없이 첫째와 늦둥이 둘째를 전적으로 두사람 손으로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올해는 3살이 되니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마 내년쯤에는 유아원에 보낼 수 있으니 올해 보다는 더 수월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을 해본다.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한동안 할 수 없었던 차 마시는 일이나 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날도 기다려 진다.


 - 작성일 : 2005.01.30(日)

 - 등산갔다가 기분이 좋아서 차를 마시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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