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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토방 (970222)


11월에 공고롭게도 구례에서 개최하는 세미나에 참여하는 기회되어 이번기회에 화계에 사는 다농 이재익씨집에 한번 들러야 겠다고 마음두고는 도착하는 날 찾아갔다. 밤에 차마시고, 얘기를 하면내가 마음에 드는 다병(茶甁)을 감상하고 있으려니 다농이 좋으시다면 주겠다는 것이 한메다병이었다.

이틀뒤 세미나가 끝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기차시간이 남아 가까운 화엄사에 들리는 계획이 되었는데 그때 화엄사 입구 판매소에 둘러보다가 후미진곳에서 마음에 속 드는 다기(茶器)를 찾아내고 보니 또 해인토방에서 만든 다기였다. 이런 인연으로 인해 언제 시간을 내어 해인토방에 들러 토방주인인 여상명님을 만나고 다기도 구경해야 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해인사라는 곳이 서울에서 당일로 올라 오기는 좀 힘든 상황이라 1달에 한번 토요일에 쉬는 날을 잡아 아침7시에 대구발 수원행 무궁화호를 탔다. 지금도 그렇치만 마음에 두고 있는 생각과 계획이 있으면 그일을 하지 않으면 항상 마음이 심란하고 다른 일을 병행하지 못하는 성미와 또 내가 좋아서 하는 일로 인하여 이른 아침에 집을 도망나오듯 나서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기차를 타고 갈때 문득 들었다.

또 이런 나를 집사람이 이제는 좀 이해를 주는 것이 내심 고맙게 생각이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대구에 도착하여 해인사에 들리면서 부모님께 연락도 안하고 가는 마음이 걸렸지만 일요일날 집에서 힘들어 하는 주영이와 집사람, 2마리의 개들로 인하여 그냥 빨리 올라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썩 마음편한 것은 아니었다.

대구역이 도착하여 해인사로 가기위해 서부정류장으로 가면서 몇번이나 시계를 봤다. 갔다가 저녁에 도착하여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데, 대구에 도착을 하니 12시다 점심은 간단히 빵 몇조각으로 때우고 바로 버스에 올라탔다. 해인사토방을 물어 도착을 하니 여상명님이 장작가마에서 방금 내려오시는 것이다. 인사를 하고 화계의 다농 이재익씨 소개로 오게 된 사연을 얘기하면서 3시까지 오겠다는 다농을 기다리려니 여선생이 가마로 올라가 있으면 다농도 올라 올 것이라고 하여 트럭에 올랐다.

해인사는 내가 대학4년때 금당암인가 하는 곳에서 하루 밤을 보낸 기억이 있는데 해인사 뒷길로 가면서 이런 숲길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왔다. 85년 여름에 해인사의 처음 방문은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자욱한 구름위의 세상처럼 보었는데, 이번 해인사 가는 길은 내게 너무 실망스런 개발로 인해 아쉬워 했는데 그래도 이 뒷길로 인하여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여름이 되면 등산객들이 이 길고 시원한 숲길에서 텐트를 치는 바람에 정작 뒷마을의 농작물들을 싣고 가는 차가 다니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시는 만큼 이 숲길은 여름에 더욱 좋은 장소라고 얘기 하신다.

15분쯤 올라가니 해인토방의 장작가마 곁에 조그마하게 만든 방에서 차와 도자기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다농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올라오지 않는다. 여기에는 연락을 하려고 해도 전화가 설치되지 않아 아래에 있는 가스가마에 연락도 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전화를 일부러 설치하지 않으셨다고 하신다. 전화를 설치하면 자주 전화벨이 울려 손으로 다기를 만드는데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고 하시면서 아예 설치를 하지 않으셨단다. 장인의 고집과 좋은 다기를 만들어야 겠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작업장에 들어가 보니 이번에 만드신다는 우전용 다기를 보여 주셨다. 정말로 예쁘고 한손에 쏙들어 오는 그런 모양이었다. 처음부터 직접 도자기 만드는 것을 배우지 않고 다기를 판매하다가 이렇게 다기를 만들면 좋겠다고 주문을 하여도 그런 모양이 나오지 않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물레를 한번 돌려보니 금방은 안된다는 중심이 잡혀 그길로 장인의 길에 들어섰다고 얘기하신다.

정식으로 배운것도 아니고 더구나 어깨넘으로 배운일도 없어 아무리 정성을 들어 만들어도 제값의 물건이 나오지 않더라고 얘기하시면서 그때의 집까지 날린 고충을 얘기하시면서 어찌보면 그때의 여러가지 유약의 실험과 제작경험이 오히려 지금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시면서, 지금은 어떤 틀에 얽매어 그때의 실험정신으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있다고 하신다.

거의 4시가 가까이되어 다농이 도착하였다. 이번 방문은 순전히 다농의 도움으로 일부러 화계에서 올라오게 부탁을 했는데 여간 미안하지 않다. 괜히 시간 없는 사람을 해인사로 올라오게 하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서로 엇갈려 다농이 아래에서 2시간 가까이 허비하게 하여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모두 차와 차에 관한 얘기로 시간가는 줄모르고 있다가 보니 6시쯤되어 저녁도 먹을 겸 다기도 몇점 구입하기 위하여 해인토방으로 다시 내려왔다.

차와 다기를 만나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큰 다기 보다는 작은 다기에 마음이 간다. 3인용이 제일 좋고, 2인용도 좋고, 1인용도 좋다. 아직까지 뭐니뭐니해도 다기를 살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당장은 돈에 좀 쪼들리지만 위안으로 삼는다면 담배와 술을 멀리하는 나에게 이런 취미 하나는 해도 좋치 않는가 최면을 걸어본다. 2-3인용으로 몇점을 구입하여 가방에 넣으니 그렇게 마음이 뿌듯할 수 없다.

저녁을 먹은 뒤 자고 내일 아침에 가라는 것을 뒤로 하고, 사정을 얘기하고 아쉬운 헤어짐을 나누었다. 대구에 도착을 하니 10시가 되어 부모님 집에 전화를 드릴까도 생각을 했는데 전화만 하고 그냥 올라가는 것도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아 수화기를 들었다가 다시 올려 놓았다.

수원에 도착하여 집에 오니 새벽 5시를 가르킨다. 예상보다 일찍 올라왔는지 집사람이 반겨준다. 잠자리 들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나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시간에 다들 만족한 만남은 가질 여유가 없었지만 그래도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돌이켜보면 이번 여행에서 먼길을 같이 와준 다농님의 수고에 너무 많은 고마움을 느끼고, 첫 방문에 따뜻한 환대를 해준 여선생께도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해본다. 또 잠자리에 들어서 내내 허전한 것은 대구에 갔지만 부모님께 안부도 못 올린 여운은 며칠동안 가슴이 오래 마음에 남아있었다.

모든 곳에 마음을 쓰고 싶은 생각을 가지면서 그렇치 못한 상황을 부모님이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하면서 이번 여행기를 쓰고 있다.


 - 작성일 : 1997.02.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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