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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다산골 다기 (961103)


요즘 가끔 마음을 정리하면서 떠올리는 생각이 있다. 이떤 것에 뜻을 두고 있으면 항상 쉽게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성현의 말씀이 나와 동떨어진 글이나 말이 아니라 실제 생활을 하면서 나의 마음에 확연히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다.

경험으로 보면 그 뜻을 마음에 꽉잡아 두는 것보다 좀 너슨하게 내 주위에 놓아둘 때가 더 좋은 결과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때면 집사람은 왜 빨리 일을 마무리 하지 않는냐고 재촉하지만 마음이 정해지지 않으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그냥 내버려두고는 방관자적으로 대상을 대하곤 한다.

그러고는 해결할 때까지 마음속에 그 대상을 두고 마음에서 완전히 잊지는 않는 그런 상태로 두어 버린다. 이렇게 해서 집에 소소한 가구며 소품들을 만들었다. 아직도 집에는 책상은 만들었는데 의자는 만들지 못한 상태로 건 1달 이상이 지나고 있다. 언제 마무리 할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의자는 방석도 되고 좌선하기도 편리하고, 책을 볼때는 다리에 쥐가 나지 않는 의자를 만들어 보고 싶다.

방바닥에 앉으면 다리에 쥐가 나고 또 서양식 의자처럼 바닥에서 너무 높으면 편지 못하는 불편함을 어떻게 절충해서 만드는냐 하는 것과 서재가 크지 않는 관계로 책상과 의자를 바닥에서 높으면 서재 전체가 답답하고 꽉찬 느낌이 들어 책상을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낮지도 않게 만들었는데 의자가 문제인 것이다.

초보자가 되다가 보니 어떤 형식과 도구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싼 나무를 생각나는 대로 재단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 처음보다 생각이 변한것은 주영이도 크면 같이 옆에서 책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도자기 구입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면서 이렇게 서두를 쓰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대구에 내려가면 다산골에서 이런 다기를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오던 터였기 때문이다.

주말에 대구에 내려가서 점심을 먹은 후 여러가지 말이 나오다가 차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었다. 올해 들어서 부쩍 차와 건강이라는 주제가 심심찮게 신문기사에 올라온 것을 자형이 읽고는 마음에 두었는지 다기를 한벌 구입하고 차를 마셔야 겠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다산골이나 차밭골은 내가 결혼하기 전부터 자주 같이 들러고 다기와 차를 구입하던 곳이기도 하고, 그곳에 한번 들러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인데 뜻밖에 갈 일이 생긴 것이다.

우선 다산골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든 다기를 한벌쯤은 갖고 싶었던 터였다. 다기를 만드는 솜씨도 약간은 중국적인 취양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한국적인 분위기로 살려내는 것도 그렇고, 특히 세심한 유약처리로 평범한 일반 다기를 멋스럽게 하는 그런류의 다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특징인 곳이다.

틀에 찍어 모양을 내지만 그런 핸디켑을 전체적인 아기자기한 멋으로 마무리 하고, 멋지게 유약으로 바꾸어 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항상 가면 하시는 말씀이 "다기가 그렇게 비싸게 팔려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하시면서 그런것이 다문화 정착에 걸림이 될 수 있다고 얘기를 하신다.

둘째 누님은 분청에 물방울 같은 모양의 유약을 바른 항아리 모양의 다기를 귄했다. 차 생활이 처음인 사람에겐 좀 비싼 면도 있지만 차 생활이란 차와 다구에 싫증을 느끼지 않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좀 싸게 구입케하고, 큰누님은 자형이 회사에도 차를 마실 수 있는 유리병에 망사가 있는 대만제품을 권했다.

다구는 첫째가 용도에 맞게 편리해야 하고, 둘째가 깨어지기 전까지 오래 같이 있는 물건이니 싫증이 나지 말아야 하고, 세째는 만든 사람의 생각을 유추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적으로도 멋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면에서 각각의 다기는 그 나름대로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 작성일 : 1996.11.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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